마침 ETF 투자를 시작했을 때 만난 책 [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
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 - 이성규, systrader79
앞서 읽었던 주식 투자와 관련된 책들을 개념서라고 칭한다면, 이 책은 실전 전략을 알려주는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에 대한 책들을 읽다보면 '자기 자신만의 투자 철학', '가치투자', '장기투자', '분산투자', '자산 포트폴리오' 등에 대한 내용을 많이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 투자 초보자 입장에서는, 투자 철학을 세울 수 있을만한 경험이나 학습이 부족하고, 자산도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어떤 책에서는 지금 바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가치투자, 장기투자를 위해서 기업과 시장을 분석하는 것도 쉽지 않다. 많은 책과 기사를 읽으면서 스스로의 인사이트를 얻어야 하고 이를 투자에 녹여내야 하는데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그렇게 얻은 시장과 주식 투자에 대한 통찰이 옳은 방향인지는 알 수가 없다. 분산투자, 자산 포트폴리오로 주식 뿐만이 아니라 다른 자산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하지만 어떻게 하라는 건지 자세한 내용을 알기 힘들다.
[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는 주식투자를 위한 개념서들을 읽으면서 방향성을 고민하는 초보 주식 투자자에게 상세한 전략을 알려주는 책이다. 손실을 줄익이 위한 분산투자, 주식과 채권 그리고 현금을 혼합한 자산 포트폴리오, 시장의 움직임에 따른 투자 방법과 비율에 대해 말한다. 책의 제목과 같이 ETF에 투자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기 때문에 개별 종목에 대한 공부는 필요하지 않다. 또한 과거의 움직임으로 미래를 예측하면서 손실을 줄이는 기술적 투자 방법이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 보다는 투자 전략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책이다.
[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의 투자 전략은 점진적으로 어려워지기 때문에 초반부는 슥슥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각 전략마다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붙어 있어서 그 결과를 함께 본다면 나도 곧 좋은 투자자가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점점 복잡한 전략으로 나아감에 따라 이해가 힘들어지는 측면이 있고, 후반부의 전략의 경우 본업이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건지 조금 의심스러울 정도이긴 했다. 그 전략을 대략 살펴보자.
시장에서 많이 행해지는 손실을 불러올 수 밖에 없는 전략을 제외하고 아래와 같이 전략이 빌드업된다.
1.실전 투자 전략
- 주식 : 현금(채권) 1:1 혼합 전략
- 주식 : 채권 변동성 조절 전략
- 절대 모멘텀 전략
- 앙상블 전략
2 고급 투자 전략
- 스마트 베타 전략
- 변동성 조절 전략
- 변동성 모멘텀 혼합 전략
3. ETF 단타
- 변동성 돌파 단타 전략
- 단기 매매의 타이밍
- 손절과자금관리
- 장기투자 성공의 핵심 원칙
핵심은 손실을 최소화 하고 변동성을 줄임으로써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에 언급된 전략들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보면 최대 손실폭은 KOSPI 보다 작지만, 연평균 수익률은 KOSPI와 비슷하거나 훨씬 우위에 있을 수 있다. 이 책의 최종 전략은 MPAA 전략으로 자산을 현금과 채권, 주식에 분산투자하고 채권도 그 안에서 분산투자, 주식도 그 안에서 더 세부적으로 분산투자 하면서도 그 변동과 모멘텀에 따라 월 단위로 자산을 리벨런싱 함으로써 손실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다. 다만 이 전략에 필요한 백데이터는 증권사에서 가공해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가 스스로 최소 월 단위로 정보를 모으고 가공해야 한다. 전업 투자자라면 이것 저것 해볼 수 있겠지만 본업이 있으면서 같이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어려울 것을 시작하려면 엄두가 안나서 시작조차 포기하게 되는 법이다. 또한 분산이 너무 많이 되다보니 소액투자자에게는 조금 힘들다. 자산의 몇 %를 여기에 투자하고, 저기에 투자해야하는데 사실 내가 가진 자산을 저렇게 쪼개면 ETF 한주를 사기도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KOSPI200 ETF에 투자를 시작했기 때문에, 투자 금액을 적립식으로 늘려가면서 소액으로도 해볼 수 있는 주식:채권 변동성 조절 전략이나 절대모멘텀 전략부터 천천히 익혀나가볼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손실과 수익이 있을 것이고, 이를 보완하면서 점차 어려운 전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주식 장이 열린 시간에 장시간 주식 시장을 들여다 보고 있기는 힘든 입장이라 단타에 대한 내용은 이런 내용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만 읽어봤다. 하지만 낮 시간이 자유로운 사람이라면 단타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게 읽어볼 만 하다.
투자 전략 소개가 주제이긴 하지만 투자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범하는 오해와 실수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된다. 그리고 왜 장기투자로 가기가 어려운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투자 전략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고있는 초보 투자자라면 [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를 읽어보고 자신만의 투자 방법을 찾을 수 있는 힌트를 얻으면서, 투자에 대한 마음가짐도 다시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는 2018년에 발간된 책이다. 책에는 백데이터를 통해서 투자 전략들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가 많이 있는데, 2018년 이후 팬데믹, 우-러 전쟁과 같은 상황에 전략이 잘 작동할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은 없다. 저자들은 어쩌면 이런 상황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관리 기법을 이미 개발해서 사용중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독자들은 이 책에 소개된 투자 전략을 100% 신뢰하기 보다는 활용하고 응용해서 자신만의 투자 방법을 찾아봐야 되겠다.
또한 초보자도 읽기 쉽게 책을 쓰다보니 내가 느끼기에는 불필요한 말/문장이 너무 많았다. 이해를 도우기 위한 말이기는 하지만 비슷한 의미의 말이 2~3번 반복되고, 책 전체적으로도 같은 말이 여러번(작가들이 강조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나오다 보니 중간에 몇장은 슥 훑어보고 넘기기도 했다. 조금더 콤팩트하게 요약되었다면 더 읽기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ETF를 활용한 투자 방법을 소개하는 것으로서 개별 종목들에 대한 투자 방법은 나와있지 않다. 개별 종목을 분석하고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다른 책을 찾아봐야 되겠다. 개인적으로 시장과 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이 없는 상태라면 ETF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 - 이성규, systrader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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